Merry Christmas~🎅🎄🧦
님은 산타를 믿으시나요?
전 아직도 산타를 믿는답니다.
반짝이는 빨간 코의 루돌프 사슴이 끄는 설매를 타고
님이 갖고 싶었던 바로 그 선물이 든 보따리를 들고
지금 이 순간에도 산타는 열심히 우리에게 오는 중일꺼에요~
산타의 그러한 부단한 노력 덕분에
크리스마스가 아직도 유쾌하고 즐거운
휴일로 지켜지는 건 아닐까요?😆
며칠 전 산타가 등장하는 '레드원'이라는 영화를 봤는데
진짜 매년 어벤저스 뺨치는 노력을 하는 산타의 노고가
어휴.... 정말 크더라구요!!!!
산타는 크리스마스 하루를 지키기 위해
그렇게 온 갖 노력을 다하는데
나머지 364일에도 세상이 평안한 건 바로~~
님의 부단한 노력이 있기 때문일꺼에요.
스스로와 님의 가족과 친구들,
동료들의 마음이 무너지지 않고
일상을 감사하며 살아갈 수 있도록
세계를 지켜온 그 다정함과 부단한 노력을
열번째 'Fable'이 위로해주길 바라며
산타보다 한 주 빠르게 전해드려보아요~📬
마음에 위로가 되는 짧은 릴스 한편으로 시작해 봅니다~🎬
ps. 크리스마스 영화로 '레드원' 추천이요🎅 |
|
|
님~!
시간 여행 온 듯 같은 날 다른 계절이 지나가는 풍경을
가슴에 담아보아요~📷🍁🎨
님이 느끼고 싶은 계절, 담고 싶은 계절을 찾아
여행을 떠나보면 어떨까요?
계절에 맞춰 살아가지 않고 내 기호에 맞춰 계절을 살아가는 순간을
글과 사진으로 남겨보아요.
우린 페이블러니까요😉 |
|
|
📌아래 링크를 클릭하시면 '어떤 시선'에 담긴 사진들을 모두 보실 수 있어요 ~📢 |
|
|
이번 달 Book Curation은 '짱고아빠', '짱고책방', 글도 사진도 트렌드도 놓치지 않는 월비의 탑지성 민혁님이 소개하는 노연경 작가의 '행복은 능동적'입니다. 아래 링크 타고 '짱고책방' 인스타그램, 블로그, 브런치도 살펴보시고 감성 충전하세요✍ |
|
|
1. 그때의 여행이 내 인생을 대단히 바꿔놓지는 못했지만, 나는 떠나기 전과는 분명 다른 사람이 되어 돌아왔다. 그리고 내가 아닌 듯 처음 느껴보았던 새롭고 강렬했던 감정과 기억들은 나에게서 빼놓을 수 없는 소중한 조각들이 되어 주었다.(p.69)
다행인지 불행인지 일 년에 한 번 정도는 해외 출장을 떠난다. 그렇게 오늘도 잠비아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 이 글의 초고를 썼다.
돌이켜보면 늘 출장 전후 분주하고 빠듯했다. 한주 혹은 두주를 한국에 없다는 부담인지 진짜로 그 시기가 바빴는지는 모르겠다. 이런 적도 있고 저런 적도 있었겠지. 역대급으로 일이 많고 바쁘고 심지어 100일이 갓 지난 사랑스러운 아이까지 돌아보아야 했던 올해는 더더욱 그랬다.
그리고 이 와중에 비행기 타기 전 날 잠이 오지 않아 책도 펼쳐 들었다. 조금이라도 졸리면 곧장 덮어버리고 잠들 양이었으나, 밤은 깊었고 행복하기 위해 오늘을 발버둥 치는 저자의 이야기는 나의 상황의 어떠함과 맞물려 꽤 오랜 시간 나를 붙잡아 두었다. 그렇게 그 밤, 행복에 관하여, 잘 사는 것에 관하여 꼼꼼히 저자의 이야기를 들었다.
아프리카 출장은 늘 어렵지만 또 그만큼의 삶의 전환점을 가져다준다. 지평선으로 떨어지는 믿기지 않는 붉은 석양, 그 석양이 지나간 자리에 피어나는 별천지, 누가 봐도 머리와 피부색이 다른 외국인을 향해 손 흔들며 웃어주는 천진난만함 그리고 친절함. 그 풍경을 지키기 위해 일이라는 걸 했다. 딱히 대단한 사명감이 있는 건 아니다. 좋아서. 그 웃음이 그 풍광이 좋아서. 그렇게 15년이 흘렀다. 그런데 살다 보니 나는 계속해서 다른 무엇을 찾고 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이 여기 있었는데.
2. 늘 작가가 될 만큼은 아니지라는 생각에 글쓰기를 망설이고 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 도처에 널려 있는데 뭘 좋아하는지 모르겠다며 안절부절 못하고 있는 꼴이라니. 작가가 될 필요가 있었나? 글 쓰는 걸 좋아하는 나는 글 쓰는 '나' 자체로 이미 완성인걸. 그걸로 이미 다 된 것이다. 그래서 나는 그냥 쓰기로 마음을 먹었다. 계속해서.(p.27)
다른 이들에 비해 좋아하는 것이 명확하다고 믿는 편이다. 커피를 좋아하고, 야구를 좋아하고, 고양이를 좋아하며, 사진 찍는 걸 좋아한다. 책 읽는 걸 좋아하고 무엇에 대해 쓰는 것을 좋아한다. 요즘은 아이를 무릎 위에 올린 채 한참을 아이와 함께 웃는 것도 좋아한다. 누가 그랬다. 남겨야 한다고. 그래서 남기기 시작했다. 사진도, 글도, 그렇게 남기다 보니 남기는 것이 일이 되어 버렸다. 이 일도 내가 좋아서 시작한 일인데 일이 되다 보니 버거워졌다. 이것도 아프리카 밤하늘의 별을 세다 문득 돌아보았다. 왜 이렇게 버거워진 걸까.
3. 진흙탕에 발이 빠진 것처럼 한 걸음 내딛는 것도 버겁게 느껴지더라도, 몸과 마음이 만신창이 일지라도 치열하게 고민하는 당신은 여전히 아름답다. 살아 있기 때문에. 살아 있기 위해 발버둥 치는 당신은 언제나 반짝인다. 당신도 내 눈엔 그저 아름다운 장면 속의 주인공이다.(p.79)
삶이란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라 믿는 편이다. 정답이라는 게 있는지는 정확히 모르겠다. 어쨌건 우리는 하루를 살아 내고 그 안에서 투닥거리며 자기만의 행복을 찾아 나선다. 행복은 능동적이다. 곱씹을수록 맞다. 그의 이야기가 고맙고 또 고맙다. |
|
|
📢 '행복은 능동적'은 아직 월비책방에 입고 전이에요. |
|
|
42주 챌린지(35th week~39th week) |
|
|
📌아래 링크를 클릭하시면 작가별로 읽을 수 있어요~📢 |
|
|
무제
무어라 해야 할지 모르겠는 날 무엇인가 채워야 하나? 근데 또 비워두고 싶은 날
하루 쯤은 갖추고 있던 갑옷을 내려두고 싶은 날 마음의 끝에 무엇이 이리 만들었는지 헤아려야하나? 근데 또 헤아리고 싶지 않은 날
그저 딱 하루만큼만 살아가 보는 것-
- 편혜정, #3, 20241104
자기 중심성
인간은 지독히도 자기중심적이다.
나도 그렇다.
따릉이를 타고 도보 위를 지나갈 때는 뻔히 인기척을 느끼고도 비키지 않는 사람들을 마음 속으로 비난한다.
그리고 내가 따릉이 앞의 행인1 일 때는, 따릉이를 탄 사람이 도보 위로 지나간다고 비난한다.
달리기를 하며 한강 어귀를 달릴 때는 두 세사람이 길을 막고 걷는다고 마음 속으로 비난한다.
내가 친구와 걸을 때는, 뒤에서 달려오는 사람이 마음 급하다며 비난한다.
해외아동후원금액이 변경되었다.
도움을 받는 아이들에게 동일한 혜택을 전하기 위한 우리의 설명은 백짓조각이 된 것만 같다.
해지자들 대부분은 자신들이 부담할 후원금의 금액이 늘어난 것에 분노하고, 자신들의 자선 행위와 보람에는 긍지를 느끼면서도 도움을 받는 아이들을 향한 진심어린 관심과 고민과 그들의 처지에서 함께 아파함은 적은 듯하다.
라고 자기 중심적으로 그들을 함부로 판단하는 것이 또한 자기 중심성에 갇힌 나 임을, 한낱 인간임을 발견한다.
- 안경준, #42, 20241107
입으로 똥싸기
‘맥락이 있다.’라고 애써 이해해보려던 내 시도가 사실은 크게 의미가 없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의 맥락이, 그들이 싸대는 조롱과 멸시를 결코 옹호할 수 없는 것임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조롱과 멸시는 맥락을 허문다. 조롱과 멸시는 맥락의 증거다.
그 어떤 맥락도 사람을 향해 질질 싸는 조롱의 언어는 이해될 수 없고, 이해할 수 없으며, 이해되어서는 안 되는 것이 분명하다.
똥오줌 못 가리는 사람은 교양인 내지는 어른이라 취급 받기 쉽지 않다.
내가 생각하기로 조롱의 언어 또한 배설물과 같아서,
참을 줄 모른다면, 그냥 싸는 것이고,
그냥 싸는 사람은 어른도 아니라 칭할테다.
입으로 똥을 싸는 것만큼 불행한 일이 또 있으랴.
망상
이쁜 밤
이쁜 달
못난 나
안 오는 잠
그리움이 버선발로 뛰어나가 그대 뒷모습 멀어져 가는 그림자라도 보고 싶어 쫓고 싶어
몇 번을 넘어져도 무릎도 털지 못하고 상처에 아픔보다 빨리 마음이 차올라 다친지도 모른 채 달려갑니다
그러다 덜컥 운수 좋게 닿을 수 없는 거리라도 두 눈 마주치면
어쩐 일인지 입가에 폭포수처럼 흘러내리는 눈물을 머금고 안도 일지 아쉬움 일지 모를 마음 한숨에 실어 그대에게 보냅니다
하지만 그대 가시는 길 외길로 난 급류 같아서 한숨이 닿을 길 없이 그저 멀어지기만 할 뿐이라도 이미 몇 번이나 굽이쳐 뒷 모습조차 쫓을 길 없대도 어리석은 마음은 몇 번이고 시간을 접고 공간을 접고 우주를 접어서 물길을 돌려 세워 그대를 마주합니다
- 김경태, #47, 20241109.
|
|
|
우리는 가을인가 봐
샛노란 은행나무 아래
언니 언니 우는
삐약이 둘
덜 익은 푸른 잎 아래에선
두꺼비가
게불게불 운다
벌겋게 빨갛게
머리끝까지 달아오른 울음
이윽고 터져
한데 모여
펑펑 우는데
사람들은 가을이라 하대.
- 홍경은, #8, 20241112.
조커
감정을 통제할 수 있나요?
그럼요
사실은... 아뇨
제 마음 안에는
본능에 충실한 어린아이 한 명이
매일 자기 소리를 들어달라고
울부짖고 있는걸요
- 강하람, #15, 20241113.
이 밤에
불면의 밤에 뜻밖에 찾아온 황홀한 꿈처럼
언제나 잠들지 못하는 일상 같은 이 밤에 기쁨이 되어주는 그대의 인사
그대에겐 드물게 찾아오는 불면의 밤, 지루함을 피할 등불 밝힌 모퉁이 카페
그저 어쩔 수 없이 잠들지 못하는 밤이라면 찾아와주오
시간의 한 때에 찾아오는 유성처럼
나의 가장 빛나는 찰나가 되어주오
이 불면의 밤에
- 김경태, #48, 20241115.
7,000원 쿠폰
갑자기 쿠폰이 들어왔다. 우체국쇼핑에서만 써야 하는 쿠폰을 우체국보험에서 줬다. 어플을 깔고 어느 상품을 살 수 있나 둘러봤다. 다른 쇼핑 앱과 달리 농수산품이 먼저 우선순위로 뜬다. 장터에 온 것 같고, 뭔가 더 비싸도 사고 싶은 마음이 든다. 그냥 왠지 시골 장에 가서는 흥정을 못하겠다. 그런 마음이 이 어플에서 들다니, 7000원 쿠폰 받고 몇 만원을 쓴 지금, 택배가 곧 올 텐데 엄마께 뭐라고 해야 하나.
- 박경선, #40, 20241115.
연결이 되지 않아
갑자기 CRM이 안된다. 통화 중에 다시 연락 드리겠습니다라고 했는데 한 시간이 넘도록 무소식이 되어버렸다. 애타는 담당자들에게 뭐라 물어보지 못하고 잠자코 다른 가능한 업무를 하면서 그렇게 시간이 가고, 후원자님께는 다른 문자 발송 사이트를 통해서 [양해문자]를 보냈다. 부디, 우리 팀의 덜덜덜 애타서 쓸린 마음과 고객님들의 활활활 타는 마음을 주님이 부드럽게 만져주시길. 10년 근무하면서 아마 이런 경험이 세 손가락 안에 든다고 해야 할 것 같은데. 어쩌다 어제는 종일 내부 교육이라 통화 연결이 안되었었고, 오늘은 카드 결제일이라 더 많이 우리와 통화하고 싶으셨을 텐데 이렇게 됐다. 연결이 되지 않아 삐 소리 후 남겨주세요도 못하고 있어서 어쩌나.
- 박경선, #41, 20241115.
너는 너를 위해 뭘 해주니?
그러게, 나는 나를 위해 무엇을 할까. 많은 것을 나를 위해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네가 볼 때 나는 안그래? 드라마에서 나온 대사니까 좀 오글거리는 것 같기도 하고, 더 멋있는 말 같기도 하지? 그러게, 나는 무엇을 해주고 있나? 진짜 많은 일이 있었지, 아마 더 과거에도 많은 일이 있었겠지만 잘 잊어버리는 은혜, 과거보다 미래 그리고 미래보다 오늘을 생각하는 은혜를 주셔서 한 번 생각해보면 말이야.
오늘 나는 나를 위해서 아침에 사과를 먹었어. 첫 째 고모가 감사하게도 과수원을 하셔서 복 받았지, 싱싱한 사과를 해마다 무료로! 자랑하냐고? 그럼~ 자랑이지. 나는 고모가 다섯 명이 있고 그 고모들이 정말 다 최고의 고모들이셔서 나도 그런 고모가 되고 싶다고. 사과를 감사한 마음으로 맛있게 싹~ 씹었지.
그리고 출근을 했어. 오늘 파트너십 인도라서 40분 정도 먼저 시스템 접속하고, 어떤 내용인지 보고, 그리고 모임에 들어올 때 밋밋하지 않게 하려고 영화OST 클래식 콘서트 연주를 찾아 틀어봤어. 오 나의 탁월하고 아름다운 취향이여. 얘기만 들어도 좋았겠지? 그리고 오늘 파트너십도 우리 기관이 진심으로 하는 일에 대해서 #우리는응답합니다 인 주제 같아서 나는 참 좋았어. 동료들과 이런 주제로 얘기를 할 수 있는 회사라니, 아침부터 열일해야겠다는 마음 착! 가졌어.
오전에 진짜 바빴지만, 그래도 시간이 덕분에 잘 지나갔지. 전화를 끊으면 오고 또 끊으면 오고 하니까. 점심시간에 메일 하나 쓰고 점심 먹고, 여유 조금 부리다 다시 전화 업무를 시작했어. 이건 나를 위해서 하는 거 아닌 거 같다고? 그...런 가? 그렇게 볼 수도 있지만, 나는 일도 나를 위해서 하는 거 같아서 말이야. 나 지금 성령충만인 거 같다고? 오 진짜 그런 거 같다. 아니면 너무 힘들어서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는 건가? 아냐. 요즘 성경읽기 모임에서 사도행전을 읽고 있어, 그래서 더욱 마음이 뜨거워졌나! 그게 맞는 듯! 오늘 오순절 부분 읽었지, 마침. 흐흐.
15시 45분쯤 연결이되지 않아 사건이 시작됐어. 개인 업무하고, 잠깐 나가서 물도 마시고 그랬는데 오늘 중으로는 복구가 어렵다고 하시네. 이 때도 나는 나를 위해서 무언가를 했지! 궁금하지 않다고? 어짜피 일했을 거니까? 어...어떻게 알았지? 근데 일 할 수 있는 대로 했는데, 그리고도 시간이 되어서 18시 넘었지만 FABLE 쓰고 있잖아. 이제야 나를 위한 일을 하는 거 같아?
올해 FABLE을 하면서 확실히 내가 단거리 보다는 장거리에 어울리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됐고, 어떤 밤에 눈물 뚝뚝하면서 이렇게 쓰면 마음이 화~해지면서 꺼끌 거리는 마음이 시원해 지는 것도 느꼈어. 고운 사람들의 글을 읽으면서 내 모습이 부끄럽기도 하고, 또 자랑스러운 그들과 함께 함이 기쁘기도 했지. FABLE이 나를 위해 해준 거라고 말하고 싶네.
너, 너는 어떻게 지내? 너는 너를 위해 뭘 해주니?
- 박경선, #42, 20241115.
|
|
|
업데이트
우리의 만남이
그저 그런 게 아니라
만날 때 마다 서로에게 도움을 주는
서로가 기대어 성장할 수 있는
그런 만남이길 바란다
시스템 Update 처럼
너를 만나고 내가 리뉴얼 되기를,
그것이 바로 Up-dating
- 강하람, #16, 20241119.
인사발령
관리나 직원의 임용, 해임, 평가 따위와 관계되어 명령을 내림. 또는 그 명령.
人 인 사람인
事 사 일
發 발 필 1. (꽃이)피다 2. (활 따위를)쏘다 3. 일어나다
令 령 (영) 하여금 1. 하여금 2. 가령(假令) 3. 이를테면
사람이 일을 통해 그의 삶이 꽃 피도록 하는 것이 인사발령인가? 내가 속한 직군 외 모든 직원들이 인사발령을 통해 이동하는 것을 본다. 삶에도 점과 같은 씨앗이 심겨져, 발가락 사이 모래 빠지듯 물이 모래로 스미듯, 밀물 썰물 일렁이듯 그렇게 시간이 지나면 싹이라는 것이 트고, 물과 영양분이 지나가는 파이프가 줄기 안에 튼튼해 질 때, 잎으로 태양 빛을 받아 반짝이는 초록이라는 단어에 담을 수 없는 자연의 빛, 창조주가 주신 뜻대로 아름다움을 창창하게 발하다가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다... 어느 계절에 사그라드는 것이 삶이라면, 꽃 피울 수 없는 직군에서는 영원한 창창함으로 살게 되니 발령 없는 직군이라 행복한 것인가.
- 박경선, #43, 20241121.
얼룩말과 물통 들고 달리는 소녀, 그리고 은하수
[어디선가 말발굽 소리가 들리면 때로는 소리의 주인공이 ‘말’이 아니라 ‘얼룩말’일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생각하는 것 그리고 그 얼룩말 또한 소중한 생명이라는 것]
-Tie up for Zebra, 얼룩말 캠페인, 희귀질환 환자 응원 및 인식 개선 캠페인-
|
|
|
코로나가 한창이던 2020년 우연히 알게 되어 참여했었는데 캠페인 페이지에 들어가 직접 응원 글도 남기고, 얼룩말 신발 끈을 받아서 운동화에 착용하고 러닝 피드 올리면서 희귀질환에 대한 인식개선을 위한 이런 내용을 퍼뜨리는 캠페인이었다.
당시에 새로 산 운동화에 얼룩말 신발 끈을 이쁘게 매고 날마다 달리며 모두가 말인 사회에서 얼룩말로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사람들을 생각하고 응원하였었는데 시간이 지나며 얼룩말 끈이 매어진 운동화가 낡아져 새 운동화를 사고 또 그렇게 몇 번인가 새 신발로 바뀌면서 그 운동화는 박물관의 유물처럼 신발장안에 놓여진 채 먼지만 쌓여가고 있었다.
15년만에 가게 된 아프리카 출장 길, 험난한 여정을 생각해 현지에서 신다가 버린다는 생각으로 신발장을 스캔하다가 문득 눈에 들어온 낡은 그 운동화를 출장 길에 챙겨가서 일정 내내 신게 되었는데 마지막 촬영 일정 날 이른 아침 산책 길에 얼룩말 신발 끈을 맨 채 진짜 얼룩말과 마주친다는 건 그런 가능성에 대해선 정말 인생을 통틀어 생각해 본 적도 없었는데 그 일이 일어났다.
|
|
|
참 힘겨운 일정이었는데, 참 힘겨운 한 해였는데, 참 뚜벅뚜벅 살아온 40여년이었는데 섬광처럼 인생을 관통한 눈물이 눈가에 맺혀 눈사태처럼 굴러내려 얼룩말 신발 끈을 적셨다.
나도 얼룩말이었나보다, 이미 멸종하고 홀로 남겨진 줄 알았는데 기적처럼 이 아침에 사바나에서 마주쳐 그 투명한 눈에 위로를 받을 줄이야. 하나님이 이렇게 또 나를 위로해 주시는 구나. 감사합니다. 이 운동화와 얼룩말 신발 끈 절대 버리지 않을 게요, 얼룩말의 가능성을 늘 생각하며 소중히 여기며 응원하며 살아가겠습니다 하고 이 아침 다짐했다.
그리고 지도에도 없는 마을 조그만 학교에서 마지막 촬영을 진행하던 중간에 잠깐 숨을 돌리며 있는데 흙길에 난 소로의 저 끝에서부터 머리에 물 양동이를 이고 내 앞을 지나던 앳된 소녀가 환하게 웃으며 인사해주어서 나 역시 웃으며 인사를 나누었었다.
아직도 저렇게 먼 길을 물 양동이를 매고 다니는구나 그래도 구김없이 저렇게 행복하구나 멀뚱히 서서 생각의 나래를 피고 있는데 조그만 그림자가 쌔앵하고 내 앞을 지나쳐 가길래 쳐다보니 엄마를 외치며 아까 그 소녀에게 달려가는 것이었다. |
|
|
조그마한 물통을 손에 쥐고 달려가는 아이도 아이를 돌아보던 소녀 엄마도 그저 우리 눈엔 모든 것이 결핍되어 있고 행복의 요소를 눈에 불을 켜고 찾아도 찾기 힘들 것 같은 이 땅에서 아이러니하게도 나는 행복한 가족을 너무 쉽게 눈 앞에서 마주칠 수 있었다. 풍요함 속에 감사함을 잃고 살아가는 나를 돌아보았다.
그리고 이 날 밤, 이번 아프리카 출장에서의 마지막 밤에 인생 버킷리스트 중 하나인 아프리카에서 은하수 보기에 또 한 번 도전했다. 일정 내내 기상 요건이 안 좋아서 은하수 보기는 실패했지만 그래도 매일 밤 일행들에게 아프리카의 밤하늘과 별들을 소개할 수 있어서 좋았었다. 그건 그거대로 좋았지만 그래도 역시 은하수를 보고 싶어서 피곤한 몸을 이끌고 시간 맞춰 나왔는데 맨 눈으로 관측은 어려웠지만 사진으로는 은하수를 건질 수 있었다. 그리고 덤으로 성운과 적색거성, 그리고 엄청나게 밝고 거대했던 별똥별의 궤적도 사진에 담을 수 있었다. |
|
|
한국에서는 보이는 별 자체가 많지 않아서 담는게 어려운데 아프리카는 보이는 별이 너무 많으니 그 수많은 별들 속에서 은하수의 윤곽을 구별해내는게 어려웠다.
생활 환경과는 반대로 별들은 아프리카가 풍요롭고 우리나라의 결핍이 심하다는 게 아이러니하게 다가온 순간이었다. 쉴 새 없이 떨어지는 별똥별을 보면서 참 많이도 소원을 빌고 기도했다. 이 글을 읽고 사진을 보는 모든 사람의 마음이 아프리카의 별들로 가득찬 밤 하늘처럼 풍요롭길 소망합니다.
- 김경태, #49, 20241122. |
|
|
칡
길 위에 자란 칡넝쿨이
영양분을 잘 먹었는지
기차처럼 길게도 자라
사람이 다니는 도보까지 넘어왔다
열심히 달려온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칡칡폭폭
- 강하람, #17, 20241125.
말은 허공으로 날아가면 그뿐
말은 허공으로 날아가면 그뿐이지만
그 안에 마음이란 것이 담기면
비로소 목적지에 닿게 된다
- 강하람, #18, 20241205.
무제
너의 힐링은 뭐야?라고 마음 속에 툭 질문을 던져보았다.
그러게.. 나 요즘 뭐 하며 안정을 찾았던가
그러면서 되돌아 본 나의 지난 몇 년.
한동안 나의 힐링은,
나노블럭만들기, 피포페인팅하기, 따듯한 글이 가득한 책읽기, 앤틱한 카페가기, 하루의 끝에 차를 마시며 일기 쓰기
였던 것을 몇 년간의 일기를 읽다가 알게 됐다.
주위를 둘러보니,
사놓고 뜯어보지 않고 있던 나노블럭, 칠하다가 만 피포페인팅, 겨우 얼마 못 읽고 책갈피를 끼워둔 책, 먹다 만 커피가 담겨있는 머그컵, 안 쓴지 좀 된 일기장.
나 뭔가 잊고 살고 있었나 싶었다.
퍽 무료하고 무엇인가 공허한 시간에 뭐라도 해보자고 불끈 마음이 솟아났다.
그렇게 주말 내내 조립한 산타 나노블럭.
그게 왜 그리도 나에게 안정감을 주는지.
허리와 거북목 통증이 더해졌지만,
무엇인가 뜯어서 만들어냈다는 희열
무기력함 속에서 쉴 새 없이 움직였다는 놀라움
나도 모르게 되찾은 안정적인 마음.
이번주는 읽다 만 책을 한 장씩 넘기며 글을 마음에 머금어보겠노라고 다짐한다.
- 편혜정, #4, 20241216.
|
|
|
님의 11월은 어땠나요?
전 강원, 대구, 부산 찍고 잠비아~✈ 쉴틈 없이 움직였던 한 달이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11월 마지막 금요일 '일자영활'로 알차게 마무리 할 수 있어서 너무나 행복했답니다~😊
마지막 캠프파이어를 주제로 했던 '일자영활'은 강화도 모 처에서 바다도 보고, 불도 때우고, 어마어마하게 맛있었던 솥뚜껑 닭볶음탕으로 화룡점정을 찍고 2024년 한 해의 아쉬움은 털어내고 돌아오는 새해에 대한 기대와 계획을 나누며 의미있고 유쾌한 시간으로 잘 보냈습니다.
'일자영활' 호스트로의 저의 역할을 끝났지만, 님 스스로 자신만의 '일자영활' 호스트가 되어 언제나 일상의 자극과 영감을 주는 나만의 활동을 찾아 다니며 매 순간을 즐기고 주위 사람들에게 삶의 지혜와 감성을 전하며 하루하루를 유쾌하고 뜻깊게 보내시길 응원하고 소망합니다🧡 |
|
|
님의 2024년 어땠나요?
전 지난 한 해가 어떻게 지나간지 모르겠습니다.
등 떠밀려 시작한 페이블이지만 이왕 시작한거 정말 제대로 잘 해내고 싶었는데 뉴스레터 디자인도 구조와 글감, 오프라인 모임 모든 게 그저 너무 부족했던 것 같아서 죄송스러웠고, 그래도 끝까지 구독해주시고 읽어 주셔서 너무 감사했습니다.
42주 챌린지는 11월에 여섯분의 작가분들이 참여해 16개의 문장들이 더 채워지면서 무사히 42주를 다 채우고 2024년 총 233개의 다채로운 문장들로 가득찬 보석같은 한 해를 마무리 하게 되었습니다. 참여한 17명의 작가분들, 북큐레이션으로 함께 해준 짱고아빠, 사진으로 영감을 더해준 허작가님, 안경님, 민작가님 한 분, 한 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누구보다 다름의 시선을 인정하고 편견없이 문장들을 읽어주시고 한 해동안 함께 해주신 님께 다시 한번 깊은 감사를 전합니다.
42주 챌린지는 이렇게 마무리 되지만 최초에 세운 목표대로 모든 문장들을 담아 한 권의 책으로 엮으려고 합니다. 이 겨울이 가기전에 꼭 완성하고 메일로 안내드리겠습니다.
즐거운 성탄절, 따뜻하고 평안한 연말.연시 보내세요✨🧡😊 |
|
|
🧡24/7 익명 채팅방 운영: 누구나 언제라도 무슨 이야기든 부담 없이 나눌 수 있는 익명으로 참여 가능한 오픈채팅방을 열어둘께요~심심할때든 고민이 있어서건 언제든 불면의 안경선배를 이용하세요~😉 |
|
|
님 소리함을 클릭해
어느 글이 좋았는지
어느 작가를 응원하고 싶은지
이번 호 뿐 아니라 한 해 동안 아쉬웠던 점
읽으며 들었던 생각
편하게 들려주세요😉
|
|
|
<Fable>은 맴버들과 연간 다양한 활동과 글쓰기 '42주 챌린지'(2월 부터 11월까지 매주 한 줄이든 한 문장이든, 이야기 한 편이든 자유롭게)를 함께 하며 페이지를 채워나가고 연말에는 글과 활동 사진을 엮어 한 권의 책을 완성하려고 합니다.
님의 일상에도 한 방울의 영감을 더해주는 <Fable> |
|
|
<FABLE>
발행인 : 옆집오빠
편집부 : 허작가님, 안경
활동작가 : 강하람, 김경태, 박경선, 안경준, 편혜정, 홍경은
kyeongtae_kim@worldvision.or.kr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