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 'Fable' 창간호에요🎉👏🤩~!
42주 챌린지(1st week~4th wee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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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퀄
어느 너른 바닷가에 문득 일어난 한 줌 바람이 한 방울 한 방울 물기를 머금고 자라난다 이윽고 아장아장 걸음마를 시작하고 키가 자라나고 구름에 닿으면 이내 우르릉 다 큰 숫사자처럼 포효한다 소리에 맞춰 일어난 바다가 옷을 입혀주면 어느새 시작한 달음박질은 점점 빨라지고 마음가는대로 세상을 향해 거침없이 나아간다 - 김경태, #1, 20240205.
댓글 릴레이
어른이 되고 싶은 2024년
- 김지혜, #1, 20240207.
그렇지만 어른이 되는 건 무서워요. - 안경준, #1, 20240207.
어른이 된다는건 무엇인지도 궁금해요. - 정다혜, #1, 20240207.
참 된 어른을 만나고 싶은 2024년 - 이현주, #1, 20240214.
글쓰기와 짱친이 되겠어
올해, 글쓰기 습관 만들기에 도전하기로 했다.
그런 의미로 ‘글쓰기’에게 남겨보는 다짐의 한마디
글.쓰.기.........
너란 녀석 쉽지 않겠지만
우리 42주 동안 잘 지내보자^^
연말에는 우리가 더 친해져있길 바라며....⭐
- 고주영, #1, 단축근무가 없는 어느 설 연휴 전 날에, 20240208.
그래서 내 마음과 1시간 연속 듣기
지난 주말에 머리를 했다. 잠깐 눈 감고 졸았더니 절반의 길이가 잘라져 있었다. 아, 기르고 싶었는데. 거울 앞에 앉기 전에 사진 보면서 얘기했는 데 왜 이렇게. 후.... 하지만 곧 익숙해질 것이라 별일 아닌 것처럼 받아들이기로 했다. 머리는 또 자라니까. 그리고 뭐, 이미 이렇게 됐는데 내가 뭘 더 어쩔 것인 가. 수요일. 직원예배 찬양 팀 하러 일찍 출근했다. “오! 머리했네요? 경선님은 벌써 봄이네.” “와~ 짧게 잘랐네요.”
그리고 예배가 시작되었고, 찬양을 부르다 펑펑 울었다. 사실은 불평하였고, 누구보다 예전 모습을 버리지 못한 부끄러운 나의 모습과 하나님의 사랑, 눈물 참다가 못 참았다. 꾹꾹 눌러 부르다 다들 눈 감는 기도 시간에 예배실을 빠져나와 계단에서 다시 고개 숙여 끅끅 울었다. 주님 은혜 감사합니다. 이내 다음 생각, 아니야 요새는 뭔 일 있어서 머리 짧게 잘랐다고 생각하는 사람 별로 없어. 또 다음 생각, 제발 좀 괜찮은 척 그만하자, 다른 사람 신경 좀 끄자.
- 박경선, #1, 20240209.
시~작!
2024년이 시작되었다! 올해 1분기가 시작되었다! Fable 첫 모임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설날이 시작되었다! 시작은 늘 새롭고 설렌다. 시작은 늘 활기찬 기운을 일으킨다. 시작은 늘 더 나은 나를 기대하게 만든다. 올 한 해도, 1분기도, Fable 모임도, 끝까지 의미 있는 것으로 꽉꽉 채워서 어제보다 더 발전한 내가 되어있길 기.대.합니다! 그럼 지금부터 시~작! - 유하선, #1, 2024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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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어른.
우선, 내 존재의 처음은 내 기억에는 없습니다.
엄마 아빠의 기억에서부터 내 존재의 처음은 시작됩니다. 참 재밌습니다.
나는 버젓이 오늘 존재하고 생각하는데, 그 처음의 기억은 내 몫이 아니라는 것이 재밌습니다.
아득한 내 기억 속 첫 내용을 떠올려봅니다.
마당이 있던 다세대 주택 마당에서 망태 할아버지를 울면서 기다리던 날이 있었습니다. 엄마가 집에서 내쫓아버리는 바람에, 마당에서 울면서 무서워했던 것 같습니다. 말을 안들어서였을까요, 여전히도 그렇지만 편식이 심해서 그랬었을까요, 아니면 지금도 고쳐지지 않는 똥고집 때문에 엄마의 화를 돋궈서 그랬을까요.
어찌되었든, 엄마는 기억도 못할 것 같은 이 기억이 제 첫 기억인 것이 새삼스레 슬프기도 합니다. 으레 강렬하고 무서운 기억이 오래 가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좋은 기억도 참 많았던 곳입니다.
2층에 살던 수호형은 저보다 한 살 많았던, 내 인생 첫 친구입니다.
우리는 마당 화단에서 콩벌레를 잔뜩 잡아서 패트병에 가득 채우고서는 옥상에 올라가 아래로 그 콩벌레들을 쏟아버리기도 했었습니다.
서른을 넘긴 우리가, 다시 만나면 여전히 콩벌레를 잡는게 재밌을 수 있을까요?
콩벌레가 동그랗게 말리는 것을 재밌어 하던 삶이 그리웁습니다.
사우촌 골목을 헤집고 다니던 이름도 잘 기억나지 않는 많은 친구들이 생각납니다.
모두 건강하고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어른이 된다는 것을 가끔 생각해보기도하고, 가끔 마주해보기도 하면 걱정과 무서움이 작지 않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이제는 엄마가 냉장고 위에 숨겨두고 하루에 하나씩만 꺼내주던 텐텐을, 내 돈 주고 한 줄 사서 그 자리에서 주루룩 다 까 먹을 수 있는 어른이 되었는데, 그래서 괜히 어른이 되는 것이 무서운지도 모르겠습니다.
맛있는 텐텐을 절제하지 않고 먹을 수 있고, 그런 덕택에 배가 아프면 내 탓이니 어디 하소연도 못하고, 하필 그 텐텐은 내 돈을 주고 내가 사서 내 입에 넣었을테니,
어른이 된다는 건 자유로이 선택하는 대신 많은 걸 책임져가는 일들이 더욱 많아지는 걸 의미하나 싶습니다.
다시 돌아와봅니다.
망태 할아버지를 기다리던 그 마당이 무서웠던 것처럼, 지금도 무서운 건 참 많습니다. 존재하지도 않는 망태 할아버지 대신, 지금은 어쩌면 존재하는 것들을 무서워 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콩벌레 동그랗게 말던 게 재밌었듯, 지금도 재밌는 것들이 참 많습니다.
하늘이 깨끗하고 파란 날엔 여전히 기분이 좋고, 좋은 노래를 들으며 맛있는 커피 한 잔을 하면 행복합니다.
텐텐을 먹고 배가 아프더래도, 더운 여름 날 땀 쫙 빼고 들이키는 시원한 맥주 한 잔은 어른이라 느낄 수 있는 깨운함 일텝니다.
무섭고 재미난 이 뒤죽박죽, 오르락내리락이 늘 꾸준히도 지겹게도 새롭게도 반복되리라는 걸 이제 조금 알아가니, 조금 어른인가 싶습니다.
42주가 지난 뒤에, 조금의 조금 더 한, 어른 비스무레한 사람이 되어있으려나요.
되도 좋고, 안되도 그만입니다. 안되면 좋고, 되면 아쉽습니다.
이러나 저러나, 여전히 살아가고 있으면 족하디 족합니다.
- 안경준, #2, 20240213.
결정
일에서도 살림과 육아에서도 뭔가 빠른 결정이 나를 멋져보이게 하는 것 같아서 또 동시에 여러 일을 하지 않으면 안될 것만 같은 바쁘다바빠 현대사횔 사는 일상에서
숙고의 시간들을 점점 더 지나쳐 버리는 요즘.
출퇴근 길 쪼개어 온라인 장보기를 마쳐야하고 10분이라도 일찍 끝난 점심시간엔 주말에 어딜갈지 찾아 결정해내야 하는, 고민하며 업무가 늘어지는 것도 견뎌내기 힘들고 하물며 사람도 이런저런 모양으로 서둘러 결정해 내버리려는 스스로에게 흠짓 놀라곤.
요즘이들이 통성명과 동시에 mbti를 나눈다는게 서로 알아갈 시간도 줄이기 위해서라는 말이 있다고 했나. 시간을 충분히 들여 상황에, 사람에 사색할수 있는 그러한 여유는 언제부터 내 안에 사라졌을까? 사실 없다는 시간은 핑계고 옅어진 마음이 문제인 건 아니었을까?
올해는 우리, 충분히 깊게 사색할 수 있는 여유가 모두에게 허락되기를_
- 윤영주, #1, 20240213.
엄마 반찬
어느 순간 엄마가 만들어 주시는 반찬이 짜졌다. 요리에 큰 관심이 없는 나는 자취를 20년째 하고 있음에도 엄마 반찬을 가져다 먹는다. 여느 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그저 평범한 것들임에도 엄마 반찬은 언제나 맛있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짠 맛이 강해졌고 맛이 이상해지고 있다.
엄마에게 다짜고짜 질러버렸다. “왜 이렇게 짜?”
나는 딸도 아니다. 내 나이가 이렇게나 되었는데..
엄마가 늙어 가고 계셨음을 망각하고 있었다.........
- 이현주, #2, 20240214.
다시 일어나 1시간 연속 듣기
2020년 10월,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나서야 죽음을 알게 됐다. 그 전의 나는 죽음을 몰랐다. 알았어도 몰랐던 것이 맞다. 2022년부터 지금까지 하고 있는 업무 분장 중에, 가장 걱정됐던 업무 내용은 매월 10명 정도 또는 그보다 많은 아동들의 부고를 전하는 것이다. 3년차에 접어들었지만 아직 나는 이 일이 적응되지 않는다.
전화 너머 후원자의 어떤 반응이 올지 몰라서 떨리는 것도 있지만, 사망보고서를 접수할 때부터 아이의 모습이 상상되고, 어떻게 보고서의 한 줄 밖에 안되는 아이의 삶에 대해 내가 이렇게나 길게 말하는 게 맞는 가 싶은 매월이, 매월의 며칠이 돌아오는 게 떨린다. 후원자에게 드리는 애도의 시간은 짧게는 몇 분 길어야 2주. 또 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음 아동을 이어 후원을 요청하고, 그 아이는 잘 지키겠다는, 내가 그렇게 말하는 게 맞는 지 싶은 몇 분 몇 초의 통화를 마무리한다.
사람 살리는 일이라 생각하며 일하면, 이 죽음을 알리는 일도 마땅한 것이다. 알지, 알고 있다. 그래서 나보다 더 담담하게 후원자님들도 “그럼요, (다음 아동을) 그럴게요. 제가 더 뭐 할 것은 없을까요.”하시는 거다.
- 박경선, #2, 20240214.
발렌타인데이
- 고주영, #2, 20240214.
의지의 무게
출퇴근 지하철을 타면 자연스레 핸드폰을 꺼낸다. 올해는 핸드폰을 덜 보고 책을 더 보자는 마음으로 도서관에서 책을 골라 집으로 가져왔다. 그런데 맘과는 다르게 바쁘고 피곤하다며 방치된 책을 보니 안되겠다 싶어 출퇴근길 가방에 책을 무작정 끼워 넣었다. 오며 가며 어떻게든 읽겠지 싶었다.
지하철을 탔다. 여전히 핸드폰을 꺼낸다. 가방만 무거워졌다. 이것이 의지의 무게려나.
- 전수림, #1, 20240216.
'포차코'를 쓸 수 있는 세상_미완성 인간에게 주어지는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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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 터!.. 포! 도!!... 포!차!코!... 포차코!!!??”
교회에 막내로 모든 교사와 오빠, 언니들의 사랑을 받는 아이가 벌써 7살이 되었다. 틈틈이 한글 연습을 해왔는데 이제는 자음을 모두 익히고 모음을 배우고 있다. 모음 ㅏ,ㅓ를 이해하고 모음 ㅗ 까지 배운 어느날, 자기가 좋아하는 캐릭터 이름인 '포차코'를 직접 쓸 수 있게 되었다.
포차코를 한 글자씩 조그만 손가락으로 따라가며 읽더니, 본인이 썼다는 것이 실감나는지 매우 기뻐했다. 아이는 신이 나서 의자에 올라가 막 춤도 보여줬다. 이날 아이에게 한글을 가르쳐줬던 대학생 교사들과 주변에서 구경하던 언니 오빠들도 모두 박수를 치며 축하해줬고, 앙코르 글씨쓰기를 보여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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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가 좋아하는 캐릭터 이름을 자기 손으로 쓴다는 것에 기뻐하고 보람을 느끼는 아이를 보니, 기특하기도 하고 내가 방금 배운 것 마냥 기뻤다. 오늘 이후로 이 아이는 포차코를 통해 한글 공부의 즐거움과 성장의 기쁨을 배웠을 것이다. 또한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직접 표현할 수 있는, 한 차원 더 높은 세상을 맞이했다.
배우고 성장하는 기쁨. 이것 또한 노력한 사람에게 주어지는 하나님의 선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간이라는 존재는 완벽하지 않다. 이 사실을 잊고 스스로 완벽하지 않은 모습을 보며 자책하고 절망할 때가 많은데, 나의 욕심과 교만에서 비롯된 것임을 다시금 느꼈다. 뭐든 모르면 배우면 되고, 잘 못하면 꾸준히 익혀가면 되는 것이다. 한 단어를 쓰고 기뻐하고 감사하는 아이처럼, 불완전함 속에서 하나님의 선물을 발견하고 온전히 누릴 수 있는 사람으로 살아야겠다.
- 유수경, #2, 20240218.
그런 곳
아지트로 삼고 싶은 곳이 생겼다.
꾸준히 오고 싶다는 마음을 일으키는 곳
고요하지만 적막하지만은 않고,
비움과 채움을 동시에 실현할 수 있는 곳
사색과 사유의 공간
다음에 또, 자주, 꾸준히 오고 싶은데
그때의 나는 게으를 지도 모르겠다 싶어
아예 회원가입을 해버렸다. 거기에 책 대출까지.
앞으로 삶에, 생각에 환기가 필요할 때마다
와야겠다. 오고 싶다. 게으름을 조금 이겨내보자.
근데 생각보다 산문집을 좋아했네, 나
(2월 첫 완독 도서, 도장 꾸욱_이광호님의 아름다운 사유)
- 유하선, #2, 20240218.
인연
너는 나의 태양,
나는 너의 빛을 받아야만 살 수 있는 달
마주칠수 없이 늘 마주한채로 돌고도는 우리의 인연
- 김경태, #2, 2024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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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원래 저런다 원래 그랬다라는 말이 참 무서운 말이라는 것을 나중에야 알았다”
민혁님의 피드에서 공지영님의 신간의 문구가 기록된 것을 보고 무릎이 탁 쳐졌다.
안하려고 노력하는 것(더 노력해야할) 중 두가지..
하나는 힘나지 않을 상황에 쉽사리 힘내라고 말하는 것. 꼭 할말 없는 나를 위하는 말 같아서.
두번짼 나는 원래 이래 라는 것.
이건 나를 규정짓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나는 이러하니 (알아서 하도록 해)라는 암묵적인 강요가 들어가있는 듯해서 이또한 조심해야지 하면서도 민낯을 아는 가족에게만큼은 자주등장하는 “난 원래 그래~~”
(ㅎ)
또는 “원래 그런거야~ 어쩔수 없었어”의 말로 상황에의 변화 여지를 스스로가 없애버리는 것.
원래 그런 나도, 원래 그런 상황이라는 것도
다시보면 원래 라는게 어디있을까
다 때가 지나고 상황이 변하면 변하고 말 것들 아닌가, 보다 더 유연해지자
- 윤영주, #2, 20240219.
알찼다.
고등학교 친구놈과 N년만에 여행을 다녀왔다.
그때부터 이미 찐따 냄새 풀풀 풍기던 우리는, 둘이서 여행도 곧잘 다니곤 했고 남자 둘이 뭐가 그렇게 즐겁고 재밌었는지 즐겁게도 놀았더랬다.
그러나, 이놈이 연애를 시작하면서부터, 게다가 지금까지 오래도록 연애를 해오면서는 함께 여행 할 짬이 날수가 없었다.
그렇게 수년이 지나가다가, 드디어 일정을 맞출 절호의 찬스를 잡게 됐고,
자유와 방탕의(?) 1박 2일을 쟁취하게 되었다.
우리는 우선 몹시 먹기로 했다.
휴게소에서, 거리에서, 보이는 것이, 풍겨오는 냄새가 우리를 유혹해 올 때 그 유혹에 기꺼이 마음 다해 넘어가기로 했다. 유혹을 이길 힘은 어디에서 오는가? 모르겠다.
우리는 또한 게으르기로 했다.
아무 계획도 세우지 않기로 했다. 여행지는 대충 도시 몇 곳만 정해두고, 사다리 타기를 통해 결정했다.
그렇게 1박 2일을 꽉 채워서 놀고 난 뒤, 돌아오는 차 안에서 노래를 3~4시간 부르며 웃고 떠들고 난리를 치고 난 뒤, 집에 다 돌아와서 우리가 이 여행을 마무리 짓기로 결정한 말은 "알찼다." 였다.
그리고 따라오는 생각,
우리가 이번 여행에서 무언가를 꼭 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면, 어딘가를 꼭 가야겠다고 생각했다면, 우리는 이번 여행을 알찼다고 매듭짓지 못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
계획과 목표가 있었다면, 그것을 해내지 못했을 때의 그 빈공간 때문에, 아쉬움이 들었을 터라는 생각.
오히려 모든 것이 비워져있고 자유로웠으니 하는 그 모든 것이, 가는 그 모든 곳이, 경험한 모든 것이 다 채움일 수 밖에 없었다는 생각.
계획하고 이뤄내야만할 것 같은 일상의 보이지 않는 압박 속에서, 여전히도 철들고 싶지 않은, 가장 찌질하고 븅신같은 모습을 공유하는 친구놈과
자유하디 자유한 시간들을 보낸 덕분에 나는 다시 알차져버렸다.
밤새 코를 골아서 방 밖으로 내쫓아버리고 싶었지만, 그래서 노캔 이어폰을 끼고 잠을 청할 수 밖에 없었지만, 그래도 알찼다. 알찼느니라. 알찼노니. 알차무려나. 알차부렀어야. 알찼소. 알찼구려. 알찼노라. 알찼다네.
그러하다.
- 안경준, #2, 20240219.
사랑 안 할 이유
'마22:12 친구여 어찌하여 예복을 입지 않고 여기 들어왔느냐 하니 그가 아무 말도 못하거늘'
한 나라의 임금의 아들 혼인잔치에 많은 사람들을 초대했지만 여러 저러한 이유를 들며 오지 않았다. 그런 상황에 임금은 종을 네거리로 보내어 만나는 사람마다 혼인 잔치에 청하여 잔치에 오게 하였다.
그렇게 잔치에는 악한자나 선한자나 오게 되었고, 잔치에 온 손님들을 보러 온 임금은 예복을 입지 않은 한 사람을 보았다. 임금은 잔치에 앞서 초대받은 손님들에게 예복과 잔치에 합당한 예우를 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자기의 뜻대로 있는 손님이 있었다. 그 결과는 손발이 묶여 바깥 어두운 곳에 내던짐을 당했다.
임금이 손 내밀어 베푼 것은 예수님의 십자가의 보혈의 사랑이다. 하나님께서 먼저 나에게 손 내밀어 예우를 해주신 것이다. 그런 사랑을 받고 혼인잔치와 같은 매일의 일상을 살아가며 나의 뜻대로, 내 맘대로만 살아가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이 들었다. 하나님께서 먼저 손 내밀어 베풀어 주신 사랑을 나는 내가 가까이 있는 배우자, 동료직원들에게 여러 사랑하지 못할, 사랑할 수 없는 이유와 잣대를 들이밀며 사랑하는 척 사랑하지 못하고 살아왔음을 깨달았다. 그 결과는 "청함을 받은 자는 많되 택함을 입은 자는 적으니라" 로 이 비유는 끝이 난다. 나는 하나님으로 부터의 귀한 청함을 받았지만 하나님의 택함을 받는 사람일까, 택함 받은 자녀처럼 살아가고 있을까, 또 하루를 반성하고 다짐한다.
- 김상혁, #1, 20240220.
무제
점심을 먹다가, ‘요즘은 뭐해?’ 라는 질문을 받았습니다.
요즘은 아무것도 안해 라고 대답했습니다.
엄청난 취미 부자로 살던 사람이었는데,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 대답하기가 왜 인지 머쓱해서, 그냥 웃고 말았습니다.
...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정말 괜찮습니다.
그런데 이제 아무것도 궁금하지 않다는 게 조금 슬프긴 합니다.
- 허윤경, #1, 20240220.
무제
눈이 오는 밤, 도로 위를 달리는 차안에서 멍하니 창을 보았다
평온하고도 너무 좋은 기분
왜 이렇게 좋을까 가만히 생각해보니 해본 적 없는 경험이었다
부산 토박이에게 눈 오는 날도, 눈오는 날 밤의 도로도.
당연한 것을 잊고 멍하니 지나치다 깨닫는 나를 보며
조금 더 야무지게 삶의 순간들을 대해보고 싶다 생각이 들었다
야무지게 살자!
- 정다혜, #2, 20240221.
Cornerstone 1시간 연속 듣기
교회에서 힘 받고, 세상에서 힘쓰자. 조현삼, 서울광염교회
사람 살리는 교회, 세상 살리는 사람. 라준석, 사람살리는교회
when darkness seems to hide His face/ I rest on His unchaging grace. Cornerstone, Hillsong Worship
올해는 받은 (모든)것을 (순종함으로) 누리는 해, 그리고 내게 주신 말씀은 시편 121편 5-6절
5 여호와는 너를 지키시는 이시라 여호와께서 네 오른쪽에서 네 그늘이 되시나니 6 낮의 해가 너를 상하게 하지 아니하며 밤의 달도 너를 해치지 아니하리로다
- 박경선, #3, 20240222.
德厚
사람들이 가끔 묻는다. ‘좋아하는 거 뭐에요?’
너무 두리뭉실한 질문에도 나는 한참을 노력하면서 생각해본다.
‘내가 좋아하는 게 뭐지?
어릴때도 그랬다. 친구들은 좋아하는 선생님, 좋아하는 농구선수, 좋아하는 가수, 좋아하는 음식이 확고했지만 나는 확고하게 좋아하는 것이 없었다. 그냥 다 좋았기에.. 아니, 상관이 없었기에 나는 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도 없었던 것 같다.
덕후라는 단어가 오역되어 한참을 유행한 적이 있다. 매니아 이거나 취미, 취향을 가진 사람들에게 **덕후 또는 덕후 등의 단어로 쓰이며 현재는 이 의미로 꽤 굳혀지고 알려져 있다.
그래! 좋아하는 게 없으면 어때? 덕후가 아니면 뭐? ㅎㅎㅎ 그냥 나답게 德厚(원래의 덕이 두텁다는 뜻)로 살아가보자.
- 이현주, #3, 20240223.
무제
미세먼지가 나쁜 날은 집에서 남산타워가 보이지 않는다.
미세먼지가 좋은 날은 집에서 남산타워가 보인다.
무언가를 보는 것은 보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
- 전수림, #2, 20240223.
무제
넌 나의 이정표 너를 잃어버린 난 방랑자
넌 나의 홈, 스윗 홈 내가 돌아갈 유일한 안식처
너를 잃어버린 난 보트 피플
망망대해 받아줄곳도 모르고 가야할길도 모른채
파도에 쓸려다니는 조각배
- 김경태, #3, 2024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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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태생인 나에게 겨울은 항상 불호지만 그래도 기다려지는 이벤트가 하나 있는데 바로 상고대 산행이다. 상고대라는 단어를 알게 된 건 불과 몇 년이 안되었다. 코로나 터지기 바로 직전 12월 한라산을 홀로 올랐었다. 동 트기 전 이른 새벽에 택시를 타고 성판악에 도착해 5시 입산 알림에 맞춰 어두운 산길 헤드라이트로 비추며 오르다 어느새 밝아오는 여명에 주위를 둘러봤을 때 나무가지와 풀잎위로 얼어붙은 서리들로 가득한 풍경은 아직까지 마음에 깊이 새겨져 있어서 겨울만 되면 그 풍경을 쫓아 겨울산에 오르게 되었다.
하지만 마음 같지 않게 해마다 활동성은 줄어 만 가서 올 겨울엔 과연 볼 수 있을까 했는데, 때마침 사내 등산 동호회 마음 맞는 분들이 있어서 지난 주 강원도 평창 발왕산을 찾았다.
새벽 6시 40분 태릉입구에서 픽업 와 준 동료 차에 얻어 타 9시 발왕산 케이블카 운행 시간에 맞추어 평창에 도착했다. 하지만 전날 저녁부터 내린 비는 일기 예보와 달리 눈으로 바뀌지 않고 여전한 상태, 케이블카로 올라가면 1,400미터 정상에는 눈이 내리고 있길 바랬지만 정상에도 비만 추적추적 내리고 있었다.
등산화를 고쳐 신으며 좀 더 기다리면 눈이 올까 했지만 야속하게도 비만 계속 내려서 포기하고 정상으로 발걸음을 내딛었다. 비록 주변 풍경도 보이지 않는 안개와 계속 내리는 비에 기상은 안 좋았지만 여전히 소복이 쌓여 있는 눈을 밟으며 오르는 산길은 뽀드득뽀드득 눈 밟을때 나는 소리처럼 신나고 유쾌했다. 아무도 없는 길을 우리 셋의 발자국으로 첫 길을 내며 여유 있게 오르고 정상석석 앞에서도 기다리지 않고 마음껏 사진 찍을 수 있어서 좋았다.
비록 상고대도 눈꽃도 보진 못했지만 일행들과 설산의 추억을 남길 수 있었던 즐거운 산행이라고 생각하며 내려가는 길 케이블카 타는 곳이 얼마 남지 않았을 때 수십명의 등산객이 단체로 올라오고 있어서 그래도 일찍 오길 잘했다 생각하며 하산을 마무리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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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에 젖은 몸도 녹이고 배도 고파서 케이블카 타는 건물 식당에서 이른 점심 식사를 하는데 창 밖을 보니 어느새 부슬비가 진눈깨비로 바뀌고 식사를 마치고 케이블카를 탈때쯤엔 싸리눈이 내리고 있었다. 이제라도 다시 한번 정상을 찍고 올까 했지만 이미 즐거운 산행이 괜히 단체 등산객들 사이에 아웅다웅 엮일것 같아서 그대로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왔다.
눈이 바뀐지 몇 분 되지도 않았는데 케이블카에서 내려서 주차장에 가보니 싸리눈은 이제 함박눈으로 바뀌어서 순식간에 쌓이고 있었다. 주차장을 나와서 도로까지 나오는 짧은 순간에도 바퀴가 몇 번을 미끄러졌는지 차라리 비 맞으며 산행하고 서둘러 내려오길 잘했다 싶었다.
그래도 이대로 서울로 돌아가기에는 아쉬워 경로에 있는 카페에 들렀는데 함박눈은 계속 내려서 어느새 하얗게 칠해진 풍경 속 앞으로는 하천이 뒤로는 침엽수가 성벽처럼 솟아 있는 그 사이에 세모난 지붕에 통창이 전면에 나있는 카페 건물이 마치 우리가 북유럽에 와있는 기분을 느끼게 해주어 짧은 여행 속 또다른 여행을 하는 오묘하면서도 더욱 즐거운 마음이 들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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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된 상고대도 못 보고 눈꽃 산행도 하진 못했지만 아쉬움 없이 유쾌하고 즐거웠던 겨울 산행이었다.
- 김경태, #4, 20240227.
무제
일을 안 할 땐 일이 그렇게 하고 싶더니
일을 하니 일이 그렇게 하기 싫다.
사람 마음 간사하기가 손바닥 뒤집듯 한다.
놀 땐 놀고 일할 땐 일하는 것이 어려운 줄 새삼 깨닫는다.
- 전수림, #3, 20240227.
첫 클라이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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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클라이밍에 처음으로 도전했다.
왕년에 벽 좀 탔기도 했고, 영상으로 봤을 때 그다지 어려워 보이지 않아서 자신감이 하늘을 찌른 상태로 클라이밍장에 도착했다.
그리고 첫 문제를 풀기 위해 벽에 매달린 그 순간, 20년 전의 나와 지금의 나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라는 걸 깨달았다. 나는 2시간 내내 2단계에서 벗어날 수 없었고, 문제를 몇개 풀지도 않았는데 온 몸의 힘이 다 빠져버려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언제나 활동적이고 에너지가 넘쳤던 나의 어린 시절은 지나가 버린지 오래였던 것이다. 에너지가 넘치던 어린 시절의 주영이는 지금 존재하지 않지만 클라이밍을 한 지 며칠이 지난 지금까지도 근육통으로 고생하고 있는 어른이 된 주영도 아끼고 사랑해주어야겠다.
- 고주영, #3, 20240228.
제목을 뭐라 해야 할까?
월요일에 써둔 글이 있었다.
뭔가 적어두고 부끄러워서 지웠다.
그렇지만, 그냥 그때의 나에게 가장 솔직한 글인가 싶어서,
그리고 지금은 또 마음이 괜찮아져서 그대로 다시 남겨둬야겠다.
마음을 잘 정리하는 법을 배워야 하는 것도, 숱하게 위로를 받는 것도 이제는 그만하고 싶은 때가 있습니다. 위로를 받고 싶은 게 아니라, 위로 받지 않을 상황에 있고 싶은 것입니다. 이런 슬픔이 있는 날이 있습니다.
- 안경준, #4, 20240229.
Bye-bye Darling-bones 1시간 연속 듣기
삼일절, 대한 독립 만세! 월드비전이 아니라면 가고 싶은 회사 ebs radio를 들으며 전기밥솥의 밥을 데워 어제 저녁 반찬에 후루룩 먹고, 썬블록만 대충 바르고 롱패딩 입고 조용한 아침으로 나갈 수 있는 날 감사. 얼굴이 날아갈 듯 찬 바람이지만, 공휴일에도 열린 초등학교 운동장을 나 혼자 가로지르며 햇볕 있는 곳만 내 속도대로 걸을 수 있어 감사.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 물을 끓여 차를 타고, 공유폴더를 열어 오늘은 하겠다고 다짐한 일을 시작하기 전, fable 생각나서 좋아하는 노래 들으며 지금까지 뭐 했는 지 적을 수 있어 감사. 그리고 Happy birthday to me 감사. 이제 하기로 한 일, 하자. 하자. 하자!다.
- 박경선, #4, 2024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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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은 어떤 2월을 보내셨나요?
생애 처음이자 마지막인 2024년의 2월, 저에겐 42주 챌린지의 첫 한달이 간밤의 수면시간처럼 순삭된 것만 같아 아쉽고 또 대부분 늘 반복되는 평범한 하루였지만 그 사이사이 새로운 경험도 있었고, 즐거웠던 일도 있었고, 슬픈 일도 있었고 그렇게 한달치의 인생을 또 마음 한켠에 차곡히 쌓았습니다.
'Fable'에도 첫 '일자영활(일상의 자극과 영감을 주는 다양한 활동)'로 '상고대 나들이'를 성공적(?)으로 마쳤고, '42주 챌린지'에는 13명 작가분들이 창작한 29개의 콘텐츠가 태어났습니다. 29일까지 있는 2월에 29의 콘텐츠라니 몬가 운명적이지 않나요? ^^ 이대로 '42주 챌린지'가 마무리되면 얼마나 다양하고 풍성한 콘텐츠가 쌓이게 될지 즐거운 상상이 뭉개뭉개 제 마음에 피어나고 정말 기대된답니다~!
하지만 아쉬운 소식도 있어요:: 2월 17명으로 시작했는데 3월은 활동작가가 13명이 되었답니다. 활동작가에서 이젠 구독자가 되신 4분도 '42주 챌린지'는 같이하지 못하게 되었지만 계속 관심 가져주시고 구독 끊지마시고 '일자영활'은 참여하실 수 있으니 일정되시면 같이 체험하며 2024년 끝까지 함께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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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 우리의 새싹 시절 어느 하루 같은 동심의 그날로 되돌아가봐요~!
🚩장소1: 벌툰 봉화당 홍대입구역점(1시간/3,600원)
🚩장소2: 떡볶이상회(시그니처 떡도리탕/ 3~4인분 32,000원)
🕙일시: 2024년 3월 14일(목) 오후 각자 스케쥴에 맞춰서 2시에 혹은 4시에 혹은 6시에 퇴근해서 먼저 온 사람부터 만화방에 자리잡고 다 모이면 분식집에 가서 저녁 먹고 쫑~!
💰비용: 만화카페 비용은 개인지출/식사와 간식비는 오클비(1인 8천원) 사용 예정
❗기타 : 활동작가가 아닌 구독자분들도 참석 가능하고 지인분과 같이 참석도 가능합니다~!
📞연락처 : 오실 분은 팀즈 메신저 혹은 010-3460-5250으로 연락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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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ble>은 맴버들과 연간 다양한 활동과 글쓰기 '42주 챌린지'(2월 부터 11월까지 매주 한 줄이든 한 문장이든, 이야기 한 편이든 자유롭게)를 함께 하며 페이지를 채워나가고 연말에는 글과 활동 사진을 엮어 한 권의 책을 완성하려고 합니다.
님의 일상에도 한 방울의 영감을 더해주는 <Fabl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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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BLE>
발행인 : 옆집오빠
편집장 : 허작가님
활동작가 : 유하선, 윤영주, 이현주, 김경태, 전수림,
고주영, 박경선, 정다혜, 김상혁, 유수경, 허윤경, 김지혜, 안경준
kyeongtae_kim@worldvision.or.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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